세상에서 가장 정확한 시계(4)
그런데 어떻게 생명체는 24시간의 주기를 어기지 않는 것일까? 바로 빛을 감지하여 몸속 모든 생체시계들을 맞추는 중앙 생체시계가 있기 때문이다. 중앙 생체시계 노릇을 하는 부분은 뇌의 시상하부에 위치한, 쌀알만 한 크기의 시교차상핵(SCN)이다. 2만여 개의 신경세포로 이뤄져 두 눈의 시신경과 연결된 시교차상핵에서는 햇빛의 변화를 감지하여 생체 리듬을 24시간으로 재설정하도록 몸 곳곳에 신호를 보낸다. 햇빛 자체가 생체 리듬을 만드는 원인은 아니지만, 우리의 생체시계를 매일 일정한 시각으로 맞추는 기준을 제공한다. 그래서 뇌종양 등으로 시교차상핵에 문제가 생기면 아무 때나 자고 아무 때나 깨는 등 일상생활의 모든 리듬이 깨지게 된다. 중앙 생체시계가 시교차상핵에 있다는 것은 알아냈으나 생체시계의 정확한 메커니즘과 세포 동기화의 비밀은 아직도 풀리지 않은 난제다.
많은 비밀을 간직한 시교차상핵은 호르몬을 분비시켜 수면을 조절하기도 한다. 빛의 변화를 감지한 시교차상핵으로부터 어두워졌다는 신호가 송과선에 전달되면 송과선은 깊은 수면을 취하게 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을 분비한다. 멜라토닌은 시교차상핵에서 나오는 신호에 의해 어두울 떄에는 분비되고 밝은 낮에는 분비되지 않는다. 멜라토닌의 분비로 우리는 깊은 잠에 빠지게 된다. 그런데 디지털 시대에 들어거서면서 밤에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수면장애를 겪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밤에 휴대폰이나 TV 등의 밝은 빛에 노출되면 시교차상핵이 낮으로 착각하여 멜라토닌 분비를 줄이기 때문이다. 안증회
* 엘로히스트 1월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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